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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보통/april. private

Jeong Seon Hwang, private

 

 

 

 

 

 

 


 

 

 

 

 

 

 

 

 

 

 

 

 

 

JEONGSEON

www.ssunnday.wix.com/jeongsunhwang

 

그곳에 우리의 방이 있었다. 


신사이바시역 7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쭉 걸어가서 모스버거를 지나고 스타벅스 앞 횡단보도를 건너 작살치킨을 지나베이지색 건물과 갈색 건물 사이 골목길로 들어가면 있는 회색 건물 9층에 우리의 방이 있었다.


그 방은 아담했다. 현관문을 열면 신발신는 곳 바로 앞에 화장실 문이 보였다. 그리고 왼쪽을 바라보면 방으로 들어가는 짧은 복도가 있었고 그 복도에는 욕실문과 작은 주방이 마주보고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엔 붙박이 벽장이 있 었고 그 앞에 소파가 있었고 그 옆에 침대가 있었다. 침대 옆에는 베란다 창문이 있었는데 침대에 누우면 파란 하늘이 두 눈에 가득찼다. 사쿠라룸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곳곳에 모형벚꽃이 꽂혀 있었고 벽지에는 벚꽃 시트지가 붙어 있었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엔 항상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 속엔 자기 전에 마실 맥주 몇 캔과 다음날 아침 먹을 커 피와 롤이 들어 있었다. 방으로 돌아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몸을 담그면 모든 피로가 녹아 없어졌다. 씻고 나와 노곤 한 상태로 침대에 엎드려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일기를 썼다. 그리고 너와 함께 캔맥주를 마셨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머나먼 미래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 준비해야 할 가장 가까운 미래는 내일뿐이었으므로.

나는 창문이 있는 왼쪽에서 잤고 너는 오른쪽에서 잤다. 잠결에 너를 안고 너의 머리카락을 쓰다 듬으며 내 입술이 닿는 어느 곳에 입을 맞추고 (그곳은 주로 이마였던거 같다) 너의 체취를 맡으며 너의 잠투정을 들었다.


여행 4일차에 덴노지공원에 갔다. 동물원이 있는 작은 공원이었다. 날씨가 좋았다. 오사카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파란 하 늘을 보았다. 자판기에서 따뜻한 캔커피를 뽑아 온실 근처 벤치에 앉았다.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벌써 기억이 흐려졌 다. 여느 때와 같이 웃고 장난치고 날씨가 좋아졌네? 저녁 뭐 먹을까?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다. 저 벤치에 앉아 두 장의 사진을 찍었다. 10초가 지나고 셔터가 눌러지는 순간에 내가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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