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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보통/april. private

Yoon Jeon Kim, private

 

 

 

 

 

 

 

 

 

 

 

 

 

 

 

 

 

 

 

 

 

BO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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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평화로다. 하늘위에서 내려오네.

 



언젠가 이런 기도를 한적이 있다. "아버지, 이제 그만 외로워도 되지 않을까요. 그만 외롭고 싶어요" 넋두리 같은거 였다. 어떤날은 진지하게 어떤날은 투정부리며 그렇게 말씀 드렸었다. 물론 알고있다. 내가 사는날 동안엔 가지고 가야할 감정들은 내가 감당해내며 살아야 하는건 잘 알고 있지만 어느 순간 혹독한 겨울처럼 처절하게 밀려드는 헛헛함은 나를 늘 심해 깊은 곳으로 끌어 내리곤 했다. 어느 날, 나는 그 기도가 응답 되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언제나 나의 말들을 헛되이 여기시지 않는 섬세함을 인식했다. 하지만 나는 인식하기도 전에 나만의 바벨을 이미 쌓아 올렸다. 수도 없이 쌓아올리고 무너져 내렸던 바벨을 생각했다. 이번이 몇번째 바벨 일까? 그것들을 세어보지만 덧 없음 이리라.


나는 너의 앞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었다. 어느날 보다 맑았던 정신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너에게 있어 나는 어떠한 존재인지를 제대로 인식해내지 못했다. 묻고 또 물어도 알아낼 수 없는 너의 말들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너는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너는 나를 올곧게 바라봐준다. 나는 그 바라봄 앞에 호기심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셀 수 없이 너를 바라본다. 이 세상에 내가 있을 곳은 안개가 깃든 이 공간밖에 없다는 듯 나는 안개속으로 침식한다. 몸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누군가 나를 끌어올려낸다. 나를 끌어올려내 바라보고 있던 너의 눈을 보고 깨달았다. 어렴풋했던 것들이 사물처럼 실체로 들어나 이거라고 이게 맞다고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말해준다. 너의 없음으로 닳고 닳아져 버렸던 그 시간들을 봄의 너로 다시 채워주지 않겠댜고 물어온다.


...


"성격이 제일 급한 벚꽃나무가 꽃을 제일 먼저 피우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르지만 봄이 온것을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홀로 활짝 꽃을 피웠다. 다른 벚꽃나무들은 이제 막 봉우리를 틔우기 시작하겠지 그리고 꽃 피울 때 즈음, 너는 꽃 지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활짝 꽃 피웠던 너를 봄을 제일 먼저 맞이해준 너의 마음을 내가 기억하니까 괜찮다."


처음 약속한 나를 데리고 간다. 혹독한 겨울을 살아내고자 약속했더랬다. 매일이 행복하지만 매시간이 두렵다. 봄을 제일 먼저 맞이해준 나의 마음을 네가 기억해주어서 두렵지 않다. 봄이 온다. 햇볕은 따뜻하고 벚꽃은 피어 머리 위에 소복히 쌓여 내린다. 그날의 봄은 평화로웠다고 말해낸다. 나비가 날아들어 살며시 귓가에 속삭인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위에서 내려오네, 평화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 네가 온전한 실체가 되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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